3D센서에 손동작 인식 탁월… 80g 무게는 최대 장점

3D센서에 손동작 인식 탁월… 80g 무게는 최대 장점

'에어2 울트라' 써보니

'영상 시청용에서 업무·일상용으로의 진화.'

잠잠했던 XR(확장현실) 기기 시장이 애플의 XR 헤드셋 '비전프로' 출시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AR(증강현실) 기기 수요 증가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중국 기업 엑스리얼의 AR 글래스는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다음달 국내 출시 예정인 '에어2 울트라'를 체험해 봤다. 엑스리얼의 에어 시리즈는 아마존 스마트 글래스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셀러'로 알려져 있다.

에어2 프로와 유사한 선글라스 모양으로 생긴 에어2 울트라는 안경 끝부분에 두 개의 3D 환경 센서를 내장해 차별화했다. 티타늄 안경테를 써서 약 80g의 가벼운 무게에 디자인도 개선했다. 코 받침은 크기에 따라 3개로 조절할 수 있다. 애플 비전프로가 XR 기기인 것을 감안해도 600g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약 7.5분의 1 무게인 셈이다. 가벼운 무게는 소형 AR 기기의 장점으로 꼽힌다.

에어2 울트라는 손동작 인식이 가능해, 비전프로와 같이 손을 활용해 앱을 선택하거나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음악을 듣는 뮤직 플레이와 영상, 유튜브 화면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데, 자주 선택하는 앱을 직접 골라 나열할 수 있다.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다. 내 아바타를 직접 골라 메신저를 보내거나 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 가령 '디자인 설명회'를 한다고 하면, 후보 디자인을 중간에 두고 아바타로 변신한 사람들이 둘러앉아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직원들과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

특히 3D 환경 센서는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어 '공간 컴퓨팅' 개념에 적합해 보였다. 코스터 모양의 '울트라 트래킹 패드'를 통해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눈앞에서 보고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3D 오브제를 집어 들어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도 있다. 시야각은 52도로, 메타의 '퀘스트3'보다는 좁은 편이다. 엑스리얼은 에어2 울트라가 개발자들을 위한 기기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나 맥, 윈도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엑스리얼의 AR 환경 구동체제 '네뷸라'와 최신 SDK를 함께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내달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전작보다 비싼 9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엑스리얼 AR 글래스 이용자의 약 80%는 넷플릭스, 유튜브, 웨이브 등 주로 '영상 시청'에 활용한다. 스위치나 엑스박스를 연결해 게임도 할 수 있다. 안경 형태라 누워서 넷플릭스를 감상하거나 기차·비행기 안에서 영상을 보기도 유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엑스리얼은 AR 헤드셋 시장 점유율 51%로 선두다. 여정민 엑스리얼코리아 지사장은 "전세계 AR 디바이스 기기 기업 중 엑스리얼이 기업가치 2위"라며 "지난해 첫 9개월 동안 전년 대비 3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6000만 달러(약 8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누적투자액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달성했다.

여 지사장은 "엑스리얼 AR 글래스는 미국 점유율이 가장 높고 중국, 일본, 한국, 유럽 순으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 점유율이 높지는 않지만, 에어 시리즈를 한국에 최초로 출시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여 지사장은 "메타의 퀘스트 출시 때는 잠잠했지만 비전프로 출시 이후 식당, 거리에서도 비전프로를 활용하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XR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착용감이 좋은 AR 글래스는 일반적으로 끼고 다녀도 위화감이 없어 더 큰 시장이 형성될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엑스리얼 '에어2 프로'에서 유튜브 시청과 웹 검색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화면 갈무리
엑스리얼 '에어2 프로'에서 네뷸라로 AR 스페이스에 접속한 모습. 이용할 수 있는 써드파티 앱들이 한번에 보인다. 화면 갈무리
엑스리얼 '에어2 울트라' 모습. 전작과 달리 안경 양쪽 끝부분에 센서가 장착돼 있다.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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