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범죄 최다 발생" 부산역, 여자화장실 폭행 이후에도 우려 '여전'

부산역, 최근 5년간 철도 범죄 368건…전국 최다 기록
코레일 "안심거울 설치·순회 점검 확대"…실효성 지적도
부산역 여자화장실 폭행 사건 이후 화장실 입구마다 설치된 안심거울. 김혜민 기자

지난해 부산역 여자화장실에서 괴한이 여성을 마구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이용객 안전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지난해 부산역 여자화장실 폭행 사건 이후 화장실 5곳 입구마다 '안심거울'을 설치했다. 안심거울은 뒤따라오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이용객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가해자의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공공시설에 설치되고 있다.

또 코레일은 치안 대책으로 역사 순회 점검 횟수를 하루 12차례로 확대하고 기존의 1인 점검을 2인 1조 형태로 강화하는 등 각종 치안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산역을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 코레일의 이 같은 대책은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화장실 입구에 부착된 안심거울은 크기가 A4 용지 사이즈에 불과해 이용객이 뒤따라오는 사람이나 불법 촬영 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 대부분 이용객이 이 안심거울의 설치 여부나 용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잠재적 가해자의 범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애초 설치 취지도 제대로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외에 폭행 사건 이후 1일 12차례로 확대하기로 한 순회 점검 횟수는 여전히 10차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다중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순찰과 시설물 강화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특히 부산역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만큼 치안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철도경찰에서 제출받은 철도범죄 현황 자료를 보면, 부산역에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68건의 범죄가 발생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울역보다도 67건이나 많은 범죄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규정상 정해진 순회 점검 외에도 화장실 등에서 수시로 순찰하는 등 치안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순회 점검 횟수가 도로 축소된 건 아니다. 부산역의 경우 2시간 간격으로 순회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화장실 등의 공간은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며 "안심거울의 경우 경찰과 협의해 설치했는데 실효성 여부는 다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29일 KTX 부산역 1층 여자화장실에서는 A(50대·남)씨가 일면식도 없는 50대 여성을 마구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자신이 여자화장실에 들어오는 것에 항의하는 여성을 마구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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