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잘 아나" "삼청교육대 갔었나"…살벌한 與 공천 질문

5일간 이어진 4·10 총선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 면접에서 역술인 천공과의 관계, 삼청교육대 입소 등 후보자의 진땀을 뺀 질문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창원시 마산 합포구의 공천 면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공천 면접 마지막 날인 17일, 울산 중구의 예비후보자 면접에선 때아닌 삼청교육대가 쟁점이 됐다.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이 지난 7일 “정치보복의 함정에 빠진 것이 공천 부적격 사유라면 삼청교육대 출신 ‘핵관’(핵심 관계자)은 공천 적격 사유인가”라고 박성민 의원 삼청교육대 논란이 불을 지펴서다.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정권 당시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로 운영됐으며 조직폭력배와 강력범죄 혐의자 등 4만여명이 강제 입소했다.

▶A 공관위원=“삼청교육대를 다녀왔는지, 안 다녀왔는지만 대답을 해달라.”
▶박 의원=“입소하지 않고 대기만 하고 돌아왔다.”
▶A 공관위원=“그럼 왜 의혹 제기에 적극적으로 ‘아니다’고 대응하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국회 소통관에 가서 명확히 밝히라.”
▶박 의원=“네.”

지난해 10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이날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청교육대 의혹을 제기한 김성태 전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려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씀이 있었고 당을 위해 서로 화해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박 의원 해명에 대해 18일 페이스북에 “박 의원과 화해한 것이 맞지만 삼청교육대 진위와는 별개”라며 “억울함이 있으면 스스로 명백하게 밝히면 된다”고 적었다.

지난 16일 열린 경남 사천-남해-하동 면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설이 있는 역술인 천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예비후보로 출마한 최상화 전 춘추관장이 지난해 5월 천공을 경남 사천으로 초청해 특강을 열었기 때문이다.

복수의 후보들에 따르면 B공관위원은 최 전 관장에게 “천공을 잘 아느냐”, “왜 강연을 초청했느냐”고 물은 뒤 “만약 공천을 받으면 ‘천공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최 전 관장이 ‘그런 이야기는 안 나올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하자 “그게 얼마나 정무감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인지 알고 있느냐”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지역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던 최 전 관장은 18일 발표된 경남 사천-남해-하동 경선 후보에 들지 못해 컷오프됐다.

최 전 관장은 이에 “공정성을 상실한 결정으로 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정치적 공작의 결과”라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며 공관위를 압박했다.

지난해 11월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 세종시 이마트 세종점에서 수산물 민생물가 현장점검을 하며 고등어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부산진갑 면접에선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의 더불어민주당 당적 보유가 논란이 됐다. 현역인 서병수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에 전략 공천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부산진갑에는 8명의 후보가 면접에 참여했다. 박 전 차관은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던 2019년 3월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가면서 약 8개월 가량 민주당 당적을 보유했었다. 이에 대해 박 전 차관은 “당시 행정적 절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고 하자 한 공관위원은 “법에 그런 의무는 없다. 거부할 수도 있었다. 민주당에서 성향에 맞는 사람을 선택해서 입당 원서를 받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공관위원들은 개별적인 논란 외에도 구체적인 여론조사 수치를 언급하면서 “민주당 현역 의원보다 10%포인트 낮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압박하거나 “당의 요청이 있으면 지역구를 옮길 생각이 있느냐”라며 재배치 의사도 적극적으로 물었다고 한다. 외부 공관위원은 “국민 눈높이에 봤을 때 문제가 될 내용이나 서류상으로 의문이 되는 부분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빼놓지 않고 질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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