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열광하던 이들 다 어디로…루이비통 잘나갈 때 '휘청' 왜?

구찌 열광하던 이들 다 어디로…루이비통 잘나갈 때 '휘청' 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명품 업계의 희비가 엇갈린다. 프랑스 구찌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0% 넘게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의 경제 회복이 더딘 점과 함께 업체의 주력 소비층이 경제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은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의 올해 1분기 매출이 20% 넘게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뉴스1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찌의 모기업 케링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케링의 영업이익 3분의 2를 차지했던 구찌의 매출은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케링은 다음 달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케링은 이같은 불황의 원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파른 매출 감소를 꼽았다. 특히 비중이 큰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줄자 이에 직격탄을 맞았다. 케링의 불황은 구찌만의 문제가 아니다. 케링 그룹이 보유한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도 지난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의 실적과 대비된다. 지난해 4분기 LVMH는 전년 대비 10%, 에르메스는 17.5%의 매출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케링의 매출은 전년 대비 4% 하락했다.

명품 시장은 수년간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팬데믹을 지나며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브랜드 간 매출이 양극화됐다. 구찌는 새 명품 소비층으로 부상한 청년층의 고객을 확보했지만,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경제적 압박에도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에르메스 등은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고 부유한 전통적인 주력 소비층이 흔들리지 않아 성장세를 보였다.

FT는 지난달 "케링이 지난 10년간 성공한 원인은 구찌와 같은 브랜드 때문인데, 구찌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명품 소비를 크게 줄였다"고 지적했다. HSBC의 에르완 람부르 애널리스트는 "케링의 주력 브랜드인 구찌가 젊고 트렌디한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전략적 실수였다"고 지난해 말한 바 있다.

구찌는 지난달 중순 사바토 데 사르노의 컬렉션을 매장에서 판매하며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케링은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신제품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피랄 다다니아 RBC 애널리스트 피랄 다다니아는 "구찌가 턴어라운드 초기 단계에 있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신제품을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에 고객 반응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분기 매출이 전기 대비 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올해 명품 브랜드의 매출 성장률이 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명품 브랜드가 2016년 이후 매년 평균 1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반토막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명품 브랜드들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는 중국 내 명품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 수요에 의존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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