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의대교수들 "준비안된 의대증원 기초의학 타격"

성균관대 의대교수들

성균관대 의대 비대위 기초의학분과 교수들
"급격한 증원 영향 기초의학 가장 먼저 받아"
"실습여건 악화·지도교수 부족 등 부작용 우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정부의 공식 대화 응답 시한을 하루 앞두고 다시금 무더기로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집단 허가가 이뤄지면 절차를 점검하겠다고 대학에 경고했다. 사진은 1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텅 빈 강의실습실 모습. 2024.03.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가 20일 의대별 정원 배분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대생을 단번에 급격히 늘리면 현장 실습의 질 저하, 기초의학 교수 부족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기초의학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기초의학분과 교수들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급격한 의대 증원의 영향은 신입생을 교육해야 하는 기초의학이 가장 먼저 받게 된다"면서 "신입생들을 교육하기까지 적어도 3~4년의 여유가 있는 임상의학과 달리 입학 첫 해 신입생을 곧바로 교육해야 하는 기초의학은 이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 방침과 같이 내년도에 2천 명 규모의 급격한 의대 증원이 이뤄진다면 각 학교마다 현 상황과 향후 개선 여력이 달라 구체적인 양상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초의학분과 교수들은 급격한 의대 증원이 이뤄지면 실습 여건 악화, 지도교수 부족 등으로 의대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초의학분과 교수들은 "중간·기말시험은 물론 의학통계 및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수업을 위해서라도 PC실습실은 필수지만 시험 보안이나 프로그램 라이센스의 문제로 인해 이런 과정을 모두 개인 노트북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과목별 실습실은 대학 내 연구 및 강의 공간 부족으로 지금도 부족한데,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의학관의 리모델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최소한 증축이나 강의동의 신축까지도 고려돼야 한다"면서 "설계 및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 촉박한 건축 일정에 대비한 안전성 확보까지 모두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해부학은 시체당 몇 사람이 달라붙어 공부하느냐에 따라 실습의 질이 달라지는데, 지금도 해부용 시체가 모자라는 상태에서 학생 수가 확 늘어나면 실습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기초의학분과 교수들은 "기초의학 실습에서는 각종 실험장비와 소모품 뿐만 아니라 현미경 같은 고가의 장비와 실험동물, 해부용 시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존 의학교육의 질이 유지되려면 최소한 학생 수에 비례해 증가돼야 한다. 특히 해부용 시신은 예산을 들인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으며 시신기증 제도와 문화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와 조교 확충 없이 의대증원이 급격히 늘어나면 의대교수의 교육 부담은 늘고 의욕은 저하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초의학분과 교수들은 "대형 강의의 대안으로 분반 수업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론·실습 강의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분반 수업이 교수와 조교의 확충 없이 진행된다면 교원의 피로도 증가와 집중도 저하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교육 경향은 대규모 주입식 보다는 소규모 그룹 활용이나 다양한 교육 자원을 활용해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다채로운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증원에 따른 대형 강의의 증가는 교수법의 발전을 향한 교수들의 의욕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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