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열2위 국가주석 취임 1년 만에 전격 사임

베트남 서열2위 국가주석 취임 1년 만에 전격 사임

트엉 주석 역대 최단명 기록
공산당 "당규위반으로 사직"
일각선 뇌물수수 의혹 제기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보반트엉 국가주석(53·사진)이 취임 1년여 만에 전격 사임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임시회의에서 보반트엉 주석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였다. 보반트엉 주석은 당규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을 요청했고, 당이 이를 수락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보반트엉 주석이 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규 위반과 '결점'이 여론과 당, 국가와 자신의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당과 국가, 국민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식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공산당은 21일 열리는 중앙위원회 본회의에서 사임 결정을 정식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보반트엉 주석은 52세였던 지난해 3월 역대 최연소로 국가주석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26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그는 베트남 역대 최단 기간 재임한 국가주석으로 기록되게 됐다.

정부 성명서는 보반트엉 주석의 '결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베트남의 주요 리더십 변화는 모두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반부패 캠페인과 관련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베트남 당국은 최근 보반트엉 주석이 과거 인민위원장이었던 꽝응아이성의 인프라스트럭처 개발 회사와 관련된 비리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반트엉 주석 전임인 응우옌쑤언푹 주석도 지난해 부하 공직자들의 비위 행위에 책임을 지고 돌연 사임했다. 당시 응우옌쑤언푹 주석이 고위급 인사들의 비위 행위와 연관돼 사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국가주석 사임을 공산당 내부 권력 투쟁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의 신호로 읽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월요일에서 화요일까지 베트남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은 약 8000만달러에 달했다. 베트남에 본사를 둔 외국 기업 고문은 "보반트엉 주석의 사임으로 관리들이 반부패 캠페인 방향에 대해 더 우려하면서 정책과 행정 결정이 한층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요 정책에 대한 베트남 입장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명 당시 당 상임 서기였던 보반트엉 주석은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남부 빈롱성 출신인 보반트엉은 2004년 호찌민 12군 당서기에 임명된 뒤 출세 가도를 달렸다. 2016년 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원이 됐고 당 중앙선전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현재 베트남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부패 척결'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응우옌푸쫑 서기장이 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이후 권한 남용, 횡령 등에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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