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 나라' 그리스, 동성 결혼 첫 합법화

'정교회 나라' 그리스, 동성 결혼 첫 합법화

정교회 국가 최초... "자녀 입양도 가능"
15일 그리스 의회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자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과 지지자들이 수도 아테네의 의사당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보수적 성향의 그리스 정교회 신자인 그리스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정교회 국가로는 처음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BBC방송 등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이날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17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BBC는 "앞으로 그리스 동성 커플은 결혼할 수 있고, 자녀를 입양할 수도 있게 된다"고 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법안 투표에 앞서 열린 토론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마침내 우리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며 "이들과 함께 많은 아이들이 마침내 자신의 정당한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많은 사람의 삶에서 아무것도 빼앗지 않으면서 우리 동료 시민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인구의 80~90%가 보수 성향이 강한 그리스 정교회를 믿는다. 이 때문에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앞서 그리스 정교회는 2015년 12월 그리스 의회에서 '동성 결합' 법안이 통과될 때도 가족 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ND 의원인 안토니스 사마라스 전 총리는 이날 표결 전 "물론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동성 커플의 결혼은 인권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성 결혼 합법화를 지지해 온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동성 부모 단체인 레인보우패밀리의 스텔라 벨리아 대표는 "역사적 순간이며 기쁨의 날"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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