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작가 된다…"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작가 된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모 씨가 필명 ‘김진주’로 책을 출간하며 작가로 거듭난다. 김 씨는 자신의 책에 범죄 피해자들의 어려움이나 지원 제도의 한계 등을 담았다.

‘서면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항소심을 마치고 언론과의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제신문 DB

김 씨가 펴내는 책의 제목은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다. 그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봐도 성범죄와 관련된 증언들이 있고 그런 증거들이 있는데, 왜 사법 체계는 이걸 놓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인미수죄만 적용된 1심, 징역 12년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고 그가 직접 목소리를 낸 뒤에야 증거가 인정되고 죄명이 바뀌어 20년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 같은 과정을 자신의 책에 담았다. 그는 “죽지 않았음에도 이게 ‘죽는 것이 다행인가, 아니면 죽었어야 마땅했나’ 이런 고민을 했던 걸 담아낸 제목”이라고 밝혔다.

책의 맨 마지막은 진주 씨가 가해자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난 보복 편지 말고 회복 편지를 보낼래’ ‘네가 나올 20년 뒤에는 세상이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가해자를 향해 얘기했다.

끝으로 김 씨는 “피해자의 회복을 먼저 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됐으면 좋겠다. 법은 피해자의 편이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은 피해자의 편이 되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에서 30대 남성 이 모 씨가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김 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이 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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