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딸, 해파리 좋아하지" 나보다 내 과거 잘 아는 비서 등장 [팩플]

챗GPT에 ‘기억력’이 생긴다. 이용자가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해 맞춤형 답변을 생성할 수 있게 진화한 것. 내 취향을 나보다 잘 아는 ‘AI 에이전트(AI 비서)’ 시대로 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13일(현지시간) 오픈AI는 챗GPT에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메모리(memory)’ 기능을 시험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한 대화 안에서 맥락만 기억했지만, 이제는 과거 나눴던 대화 정보를 장기 기억해 새로운 정보 입력 없이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챗GPT에 딸이 해파리를 좋아한다고 얘기한 경우, 나중에 사용자가 “딸을 위한 생일 카드를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면 별도 대화 없이도 해파리가 그려진 카드를 만들어 주는 식이다.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교사라면 평소 50분짜리 수업을 준비하는 점을 챗GPT에 알리면 향후 수업 계획을 짜는데 이를 기억하고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우선 유료·무료 이용자 가운데 일부를 대상으로 이 기능을 시범 적용한 뒤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향후 기업용 서비스인 ‘챗GPT 엔터프라이즈’, ‘챗GPT 팀’, 개발 지식 없이 챗봇을 만들 수 있는 도구 ‘GPTs’에도 메모리 기능을 적용한다.
오픈AI는 13일(현지시간) 챗GPT에 '메모리'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오픈AI 캡처

기억력 생긴 챗GPT, 오픈AI의 빅픽처는
오픈AI는 범용적으로 쓰이는 AI 챗봇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려 한다. 이용자 입장에선 반복해서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도와주는 AI비서가 생기는 셈. 뉴욕타임스(NTY)는 “오픈AI는 챗GPT를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기존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디지털 비서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오픈AI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 7일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인터넷상의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기능을 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챗GPT에 메모리 기능을 적용한 것도 AI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박경민 기자

다른 기업들은 어때
구글도 멀티모달 AI 모델(텍스트 외 이미지, 음성 등으로 입출력 가능)인 ‘제미나이’ 기반으로 작동하는 개인화된 챗봇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구글은 ‘프로젝트 엘만’이라는 이름으로 이용자의 사진, 검색 이력 등을 학습해 개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도 오래전에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저장해두고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을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에 지난 2월 적용했다. 이용자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직업, 취미, MBTI 유형, 애완동물 등의 정보가 장기기억 대상이다.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AI, 괜찮을까
내 개인정보를 편리함과 맞바꾸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챗봇이 사용자 대화 내용을 저장하게 된다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챗GPT는 대화 이력을 타인에게 고스란히 노출하는 오류를 냈다. NYT는 “챗봇이 대화에서 불러올 수 있는 개인 기억의 목록을 별도로 만들어 저장하면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AI 측은 챗GPT의 메모리 기능이 일반적인 검색엔진과 브라우저가 사용자의 인터넷 기록을 저장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픈AI는 챗GPT에 개인 정보를 저장하지 않게 설정하는 기능, 이미 저장된 정보 중 일부를 삭제할 수도 있는 컨트롤 기능을 추가했다고 공개했다. 또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않는 ‘임시 채팅’ 기능도 내놓았다.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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