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독일이 2차대전 이겨 미국 지배한다면?

일본·독일이 2차대전 이겨 미국 지배한다면?

프라임 비디오 제공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 드라마라면 가능하다. 만약 나치가 미국보다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해 미국을 굴복시켰다면? 만약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다면? 그래서 독일과 일본이 전세계를 통치하고 있다면? 이 끔찍한 ‘만약’이 이 작품에서 구현됐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방영하는 미국 드라마 ‘높은 성의 사나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라임 비디오와 엘지유플러스(LGU+)모바일 티브이(TV)에서 볼 수 있다.

타이틀 화면부터 소름 돋는다. 미국 지도를 독일 나치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와 일본 군국주의 상징 욱일기가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 미국 동부는 대나치제국, 서부는 대일본 태평양주로 불린다. 중부는 중립지대다. 해방 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외세의 지배를 받는 분단국가가 됐다. 뉴욕에서 나치와 싸우며 독립을 꿈꾸는 저항군은 주인공 조(루크 클라인탱크)한테 특별한 물건을 중립지대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한다. 줄리아나(알렉사 대벌러스) 도 죽은 동생이 남긴 물건을 들고 중립지대로 향한다. 식민지 미국의 독립운동, 이를 막기 위한 제국주의 정권의 탄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 미국은 독립할 수 있을까?

미국인들에게는 신박한 설정이지만 우리에게는 실제 역사다. 제국주의 침략, 독립을 위한 민중의 거센 저항, 밀정과 암살 등. 이 모든 것들을 ‘상상으로 구현된’ 남의 나라 이야기로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저항 세력이 목숨 걸고 지키는 것은 엄청난 무기나 위대한 지도자가 아니라 ‘메뚜기는 거짓말쟁이’라는 영화 필름이다. 미국이 전쟁에서 자랑스럽게 싸웠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불온한 반역죄며 발견 즉시 처형된다. 실제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태극기를 지키려고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떠올리면 이해되는 장면이다. 독재는 작은 상징으로 무너지기도 하고, 권력은 그걸 알기에 더욱 강력하게 탄압한다.

드라마에서 저항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탄압보다 주변의 비웃음이다. “너 하나 목숨 건다고 나치가 망할 것 같냐?” “일본이 나쁜 게 아니라 미국이 타락해서 나라가 망한 거야”처럼 남을 위해 살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이 더 큰 상처가 된다.

일제와 나치는 저항군을 시대에 뒤떨어진 멍청이나 악마로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누군가는 변절하고 누군가는 목숨을 던진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독립, 자유, 민주. 하지만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높은 성의 사나이’는 어둠의 시대에 자신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보다 ‘올바름’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 녹아 있다. 2015년 시즌1을 시작해 2019년 시즌4까지 나왔다. 시즌2에서는 시즌1 상황의 숨은 비밀이 공개되고 공상과학영화 느낌이 더해진다.

필립 케이(K) 딕이 쓴 1962년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 총괄했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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