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버는 국내기업에겐 “돈 내라”…넷플릭스엔 말도 못 꺼낸 정부

돈 못 버는 국내기업에겐 “돈 내라”…넷플릭스엔 말도 못 꺼낸 정부

취약층 무료로 쓰는 이용권
정부, 국내업체에 참여 요청
가뜩이나 적자인데 부담 늘어


국내 OTT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한 디지털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업체는 빼고 국내업체들만 참여를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적자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OTT업체들에게만 비용부담을 전가하고, 정작 흑자를 거두고 있는 넷플릭스에는 정작 얘기도 못 꺼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 업체를 상대로 ‘디지털 바우처’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 바우처’를 지급하는데 참여해달라는 요구다. 이 사업은 통신요금 납부 뿐만 아니라 OTT같은 디지털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5000여명에 우선 지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업은 가계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신비나 OTT 같은 ‘디지털 비용’을 경감시키자는 차원이 추진됐다. 최근 OTT 대중화 현상으로 인해 이용자는 많아지고 있는데 구독료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요청을 받은 토종 업체들로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OTT 관계자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공룡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책은 커녕 바우처 사업 참여 등 부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현재 토종 OTT들은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티빙은 지난 2022년 1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1177억원에 달한다. 웨이브 또한 지난 2022년 1217억원의 영업손실, 2023년 3분기 누적 7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보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2021년 171억원의 영업이익, 2022년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매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원 마련을 위해 기존 ‘통신요금 감면제도’가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통신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통신요금을 감면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거나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포털사업자나 OTT는 방발기금 납부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재원을 활용하는 것은 취지와 맞지 않다.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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