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표 잡아먹고 지지율 떨어지고...역전 걱정하는 민주당

이준석이 표 잡아먹고 지지율 떨어지고...역전 걱정하는 민주당

2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연말까지만 해도 정권심판론 구도 탓에 총선은 해보나마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흐름이 점점 바뀌고 있다.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 민주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반은 확실하고 잘하면 180석을 넘어 가장 큰 격차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는 이미 사라졌고 오히려 제 1당이 될 수 있을 지를 걱정하며 이미 위기라고 진단한다.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은 이대로라면 2012년 총선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경고했다. 이명박 정부 임기 5년차에 있었던 2012년 총선은 정권심판 여론이 높았던 지금과 매우 흡사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등장하면서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152석 과반을 달성했다.

당내 인사들의 우려도 나온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지난 2월 14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제3신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하려는 유권자층을 분리시키고 있다. 당장 선거하면 초박빙 상태로, 특히 수도권, 서울 의석수가 지난번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너무 커졌다. 그래서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불안한 지표

2월 1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추세가 중요한데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2월 첫째 주) 대비 3%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4%포인트 하락했다. '여당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도 36%로 '제1야당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라는 응답 31%보다 높았다. 여론조사 추세만 보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다만 이 여론조사의 흐름을 아직은 믿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월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2월 초순부터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조사가 돌아가면 전국에서 대비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여론조사가 튄다'고 한다"며 "다음 주 정도 보고 여론 흐름을 봐야한다. 이번 주 나온 여론조사는 언론사에서도 그걸 꼭 감안하고 봐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환경도 민주당에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제3지대에 자리 잡은 개혁신당의 정당 지지도는 4%였는데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이 광주전라권으로 7%였다. 대구경북은 1%에 불과했다.

이준석·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영·호남에서 각자 지지율을 끌어와야 하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이준석 대표는 대구·경북에서 소구력이 떨어지고 있다. 개혁신당이 민주당 탈당파가 다수를 이루면서 보수 진영보다는 진보개혁 진영으로 세를 넓혀갈 개연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그곳은 민주당이 잠식했던 공간이다.

이준석 대표의 발언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합당 전 개혁신당의 정체성을 보수정당이라고 규정했던 이 대표는 합당 이후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구현하는 정당이 됐으면 한다"며 보수라는 단어를 쏙 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밀고 있는 '86운동권 청산론'에도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압승하고도 구청장 7곳을 내준건 운동권 출신 구청장들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86청상론'에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점점 보수의 정서와 멀어지면서 국민의힘에 끼칠 피해는 점점 미미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국민의힘보다 덜 개혁적으로 비춰지는 것도 민주당 위기론을 부채질한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공천 철회, 중진들의 험지 도전 등 국민의힘은 기득권 내려놓기를 잘 포장하며 예상됐던 공천 갈등을 봉합해가는 모양새다. 반면 민주당은 비명이 당을 나가자 이제는 친명과 친문의 갈등이 새로 시작되는 등 연일 공천을 두고 잡음을 내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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