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이 죄인인가"···14만 유권자 강북을 경선 둘러싼 궁금증 '셋'

[the30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관위 의정평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13만7000명(2020년 총선 기준)의 유권자가 있는 서울 강북을 공천을 두고 민주당이 들끓고 있다. 당 지도부 회의 결과 박용진 의원의 이 지역 공천 승계가 불발되면서다. 정봉주 전 의원이 막말 논란으로 이 지역에 공천 확정된지 사흘 만에 낙마했지만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으로 이 지역에서 후보 추천을 새로 받아 전략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16일 새벽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 결과' 공지를 통해 "서울 강북을 정봉주 후보자와 관련해서 목함 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공직후보자로 추천되기에 부적합하므로 당규 제 10호 제30조에 따라 서울 강북구을 정봉주 후보자의 추천을 무효로 한다"며 "당헌 제 27조 및 제 89조에 따라 해당 선거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여 전략 경선을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직자후보자재심위원회(재심위)는 박 의원이 제기한 경선 관련 재심신청도 기각했다.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지역 경선단계에서 여론조사의 사전 유출 및 기획 등 불법행위 의혹, 권리당원 안심투표 이중투표 의혹 등을 들어 재심을 신청했었다.

박 의원은 정 후보가 낙마한 후 해당 지역이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 당 전략공관위는 단수 후보를 전략 공천할 수도 있고 일반 경선과 다른 기준에 따라 현역 의원을 포함해 경선을 할 수도 있다. 민주당이 강북을에 대해 '전략 경선'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힌 만큼 당이 공모를 받은 다음 그 가운데 후보자를 추려 경선에 부칠 전망이다. 원칙적으로는 박 의원도 공모에 응하는 게 가능하다.

우선 당이 이 지역에 누구를 경선 대상자로 선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과 이재명 대표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조상호 변호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조 변호사는 서울 금천구 경선에서 현역 최기상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경선에 나섰지만 패했다. 조 변호사가 지난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도 직접 법정에 들어가 변론을 펼칠 만큼 최측근 인사로 여겨지는 만큼 당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누가 경선 대상자를 지정할지도 관심사다. 원칙적으로는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전략공관위)로 공이 넘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지역이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민감한 지역으로 떠오른 만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들이 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은 지난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북을 공천과) 관련된 모든 권한은 당 대표에 위임됐기 때문에 아마도 당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부산 부산진구 당감새시장을 방문, 학생을 안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5. [email protected] /사진=하경민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경선 규칙을 정할지다. 통상 민주당에서 경선을 진행할 때 지역 권리당원 투표 50%, 지역 유권자 투표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택한다. 경우에 따라 당원을 제외하고 일반 국민 투표 100%만 반영하는 '국민투표'를 진행하기도 하고 최근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 지역 유권자 투표 30%를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어떤 방식을 택할지 기준은 불분명하고 당 지도부에서 결정토록 돼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후보를 당선되도록 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투표 방식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강북을에 대해 100% 권리당원 투표 방식을 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이 전략 경선에 응할 경우 이미 정봉주 후보와 경선할 당시 적용됐던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페널티가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도 관심사다. 박 의원은 경선 득표에서 '감점 30%'를 적용받았는데 이 점이 경선 탈락에 주요 원인이 됐다.

박 의원이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로 여겨지는 '하위 평가'를 받은 것부터 최근 일련의 공천·경선 과정을 지나 온 데 대해 당 안팎의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양천갑 경선 도중 불거진 이나영 후보의 자격 상실로 경선 상대였던 황희 의원이 자동으로 공천이 확정됐거나 경선 부정이 확인된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지역 손훈모 후보 대신 경선에서 패했던 김문수 후보가 자동 공천된 앞선 사례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광주 서구을 경선에 나섰다 탈락한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경선을 했고 1위를 했던 사람이 문제가 생겨 후보자격을 상실했다면 2위를 한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게 상식아닐까"라며 "그 자리에 그 지역에 고민 한 번 해보지 않은 측근을 꽂아넣기 하려하면 그게 국민 눈높이에 동의될까. 박용진이 무슨 대역죄인인가"라고 남겼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연합뉴스 TV 인터뷰에서 "공당은 가장 좋은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며 "박용진 후보를 포함해 강북 지역 주민들에게 정말 좋은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우리 당 역할"이라고 했다.

안규백 위원장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박용진 의원을) 포용할 수도 있겠다. 차점자여서가 아니라 중도 확장성을 위해 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4선 중진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당 의원들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박 의원의 공천 승계가 불발됐다는 최고위 결정에 대해 "의원들 절박한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용진 의원을 기어이 탈락시켰다. 대표는 박 의원이 그렇게 두렵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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