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지원 끊길라"…불안한 美 동맹국

의회서 안보예산 승인 지연되자
태평양 도서국 "中 위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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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차공장 찾은 푸틴 >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랄산맥 동쪽 니즈니타길에 있는 군수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전차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전차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자평하며 “신기술을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스연합뉴스

미국 동맹국들이 안보 불안을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미국 내 여야 대립 격화와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미국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남태평양 도서국인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제도, 팔라우 등 자유연합국(FAS) 3개국은 미국 의회에 자유연합협약(COFA) 관련 예산 승인을 요구하는 공동서한을 지난 6일 보냈다. 서신에는 미국 의회에서 COFA 자금 지원 승인이 지연돼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COFA는 미국 정부가 이들 국가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대신 미군이 군사 통제권을 갖는 협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FAS 3개국과 COFA 협정을 갱신하는 데 합의하고 20년에 걸쳐 71억달러(약 9조4690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간 대립으로 관련 예산안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FAS 3개국은 미군기지가 있는 괌과 다른 태평양 국가 사이의 완충지대여서 미국 안보상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美동맹 균열' 우려에…EU "방산업 키우자"
커지는 '자력갱생' 목소리
유럽에서 “국방비 지출을 늘려 방산업의 자력갱생을 도모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 원칙이 급속히 쇠퇴하는 데 대한 대응책이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는 우방국에 대한 국방 지원안을 볼모로 잡은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유럽, 방산업에 자금 투입 늘려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뮌헨안보회의(MSC)를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은 방산업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 집행위는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러시아로부터의 공급이 중단된) 천연가스의 공동구매에 나섰던 때와 같이 유럽인들의 세금을 활용해 유럽 자체의 방산업을 키우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달 발표가 예정된 유럽 내 군산복합체 개발 계획에는 개별 회원국의 무기 구매계약 자금을 대고, 계약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는 데 EU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국방비 지출 증가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납세자들이 낸 세금은 EU 내에서 쓰여야 한다”며 “신식 탱크를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 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사상 최고로 늘어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따르면 NATO 소속 유럽 국가들은 올해 총 3800억달러(약 506조5000억원)를 방위비로 지출할 계획이다. 10년 전(2300억달러)과 비교하면 65%가량 늘었다. 중립국 스위스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국방예산을 늘려 안보 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비올라 암헤르트 대통령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방비 지출 한도를 258억스위스프랑(약 39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예산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이전 4년(2021~2024년) 지출 한도액인 217억스위스프랑보다 1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트럼프 성토장 된 NATO 회의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 지출에도 유럽이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은 ‘트럼프의 귀환’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NATO 회의론자’이자 ‘고립주의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연일 “유럽 회원국의 NATO 기여도가 낮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동맹국에 대한 집단방위 체제를 무력화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NATO 탈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NATO 국방장관회의는 트럼프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 의해) 제기된 비판은 NATO 자체가 아니라 충분한 기여를 하지 않는 일부 회원국에 대한 것”이라며 “러시아 침공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약 750억달러를, 나머지 회원국 및 파트너국은 1000억달러 이상을 기여했다는 사실은 대서양 횡단 비용 분담의 훌륭한 사례”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독일과 프랑스를 잇따라 방문해 각각 안보 협정을 맺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EU의 추가 군사 지원이 계속 차질을 빚자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포탄 지원이 막히면서 우크라이나는 대신 라트비아 등 동맹국으로부터 1년 내에 100만 대의 드론(무인기)을 전달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올해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100만 발의 포탄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제 지원 규모는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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