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직접 챙기는 미래 먹거리... ‘AI 로봇’ 놓고 빅테크 전쟁 시작됐다

이재용이 직접 챙기는 미래 먹거리... ‘AI 로봇’ 놓고 빅테크 전쟁 시작됐다

선점 경쟁에 국내 기업도 참전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개발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상업용 로봇 사업 확장에 나선다. 12일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식 매매 거래가 완료되면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최대 주주가 된다. LG전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했다.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48) 대표가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회사로, 식당 안에서 서빙을 하는 자율 주행 로봇 ‘서비’를 개발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아마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 등 로봇 기업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잇따라 로봇 투자와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기업이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AI 기술 발달로 로봇 산업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NMSC에 따르면 글로벌 AI 로봇 시장은 2021년 956억달러에서 2030년 1847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약 33%씩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만개할 AI 로봇 산업의 선두를 점하는 기업이 ‘넥스트 빅테크’가 될 것”이라며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윤혜

JY가 직접 챙긴다 “로봇이 미래”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서서 로봇 사업을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7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 가정용 AI 반려 로봇 ‘볼리’ 시연을 참관했다. 볼리는 삼성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서 깜짝 공개한 자율 주행 기반 반려 로봇이다. 이 회장은 볼리 시연을 본 뒤 “갤럭시 웨어러블(착용형)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하고 “(볼리에)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약 868억원을 들여 지분을 사들인 레인보 로보틱스 인수도 이르면 올해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볼리와 더불어 노령층의 거동을 보조하는 의료용 로봇 ‘봇핏’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은 최근 봇핏의 예상 물량을 협력사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생산 물량은 최대 10만대 수준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현장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로봇의 가능성이 커졌다. 로봇 사업이 성장 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96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산업 현장에서 점검 업무 등을 수행하는 4족 보행 로봇개 ‘스폿’, 지능형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 장애물을 뛰어넘고 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해 공개했다.

AI 입은 로봇, 이제야 시장 열린다

올 들어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이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서는 건 지난해부터 급성장한 AI 기술이 로봇 산업의 지형과 가능성을 완전히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을 탑재하면서 로봇의 이해와 추론 능력이 급성장했고 로봇의 활용도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전까지는 로봇에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고 동작 하나하나를 학습시켜야 했지만, AI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응용 능력까지 갖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 AI 로봇 시장이 제대로 개화하지 않은 것도 이들 기업이 투자 혹한기에도 적극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다. 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분야 투자를 줄이더라도 미래 먹거리로 찍은 로봇 산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최근 기업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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