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운전연수 일제 단속 나선 경찰…청년 “돈 없는데 어쩌나”

사설 운전연수 일제 단속 나선 경찰…청년 “돈 없는데 어쩌나”

“학원 수업으로 불충분, 가격도 비싸…사설 강사 선택할 유인 충분”
청년 운전면허 취득자 5년 내리 감소, 학원도 20년새 40% 폐업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경찰이 사설업체들의 운전면허 도로운전연수 단속에 나섰다. 현행법상 돈을 받고 도로운전연수를 해주는 것은 불법이었는데, 이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이다. 다만 합법적인 정식 운전연수를 위해선 시간당 최저 6만원 가량을 내야 하는 고비용 구조여서 ‘사설 연수’ 단속에 아쉬움을 표하는 청년들도 일부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단속된 무등록 불법 도로 연수 강사 및 모집·알선책 등 관련자들은 도로교통법 제116조(무등록 유상운전교육의 금지)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용된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117조(유사명칭 등의 사용금지)도 적용받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방법은 불시에 도로 현장 점검에 나서는 것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조직적으로 모집, 알선이 이뤄지는 정보를 입수해, 이를 토대로 추적을 해나가는 형태를 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엄연히 불법인데다 일부는 보조석에 브레이크를 설치하는 개조도 되지 않은 차량으로 강습해 사고 위험이 높으므로 이같은 사설 운전 강습은 지양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간 조율의 편리함, 비교적 저렴한 강습료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서울의 한 운전면허학원 도로주행시험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A(28)씨는 “매번 시험을 볼 때마다 15만원 가까이 깨지고 있지만 학원 강사는 실격 처리만 할 뿐 뭐가 잘못됐는지 가르쳐주거나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계속 이럴 수는 없겠다 싶어서 사설강사를 고용해 학원 도로주행 코스를 6시간 연습하고 당일 시험봐서 통과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사설강사한테 수업받고 시험만 학원에서 칠 걸 그랬다”며 “훨씬 더 잘 가르쳐 주고, 돈 값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학원에 내야 하는 기본료만 90만~100만원에 이를 정도다. 여기에 A씨처럼 기능시험 또는 도로주행시험에서 여러번 재시를 친다면 200만원까지도 들 수 있다.

오랫동안 묵혀 놓았던 장롱면허를 꺼내 다시 운전대를 잡으려는 40대 B씨도 사설강사를 알아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B씨는 “면허도 있고, 차도 있는데 학원에서 하는 정식 도로연수는 최소 한 시간에 6만원을 줘야 한다. 시간대도 제 마음대로 선택할 수가 없고 학원에서 된다는 시간 중에서 골라야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사설강사는 제 차로 수업하면 한 시간에 3만원이면 된다고 한다. 장소도 제가 있는 곳으로 오고, 운전 연습하기 좋은 장소도 몇 곳 추천해줬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면허 취득과 도로 연수 뿐만 아니라 차량 구입 후 보험료, 유류비 등을 생각하면 차는 굴리기 부담스러운 존재다. 실제로 지난 5년간(2019~2023년) 2040 운전면허 소지자는 꾸준히 감소해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대 운전자(면허소지자)는 2019년 512만3463명이었으나 2023년엔 492만2022명으로 4% 감소했다. 또,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대 운전면허 응시율은 2010년 13.3%에서 지난해 10.8%로 줄어들었다.

30대 운전자 역시 2019년 650만3020명에서 2023년 615만4905명으로 5% 감소를 보였으며, 40대 또한 764만1474명에서 5년만에 745만2686명으로 2.4% 감소했다. 반면 5070 운전자 수는 5년간 꾸준히 증가해와 세대별로 뚜렷한 격차가 보였다.

운전면허를 새로 따려는 청년층이 줄어들면서 경찰에 등록된 전국의 자동차운전학원 역시 지난해 356곳으로 20년 전 대비 200곳 가까이가 줄어들었다. 청년층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청년 인구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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