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교회 국가들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그리스, 정교회 국가들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그리스가 15일(이하 현지시각) 정교회 국가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사진은 이날 그리스 아테네 의회에서 개혁안이 통과된 후 LGBTQ+ 단체와 지지자들이 의회 앞에서 축하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그리스가 정교회 국가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정교회는 천주교와 함께 크리스트교에서 가장 오래된 두 종파 중 하나다.15일(이하 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아테네 의회는 이날 상정된 동성결혼 법제화안을 총 254표 중 찬성 176표, 반대 76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그리스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세계 최초의 기독교 정교회 국가가 됐다.
그리스, 정교회 국가들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성소수자 단체(LGBTQ+)는 이날 아테네 의회 밖에 모여 법안 통과를 지켜봤다. 저명한 동성애 운동가 스텔라 벨리아는 "우리는 이 순간을 수년동안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이 법안으로 동성커플이 결혼식에서 서약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를 입양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리스, 정교회 국가들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투표는 이틀간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지지자들은 개혁안에 대해 "대담하고 오래전부터 거론되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교회 관계자를 포함한 반대자들은 "반사회적이고 종교적이지 못하다"라고 개혁안을 비난했다.
그리스, 정교회 국가들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강한 내부 반발에 직면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 법안이 우리 민주주의의 심각한 불평등을 종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법안으로 그리스는 이미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세계 36개국과 동일 선상에 놓일 것이다. 보수주의와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낡은 관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법안 지지를 호소했다.그는 "개혁안은 많은 사람의 삶에서 어떤 것도 빼앗아 가지 않으면서도 시민의 삶을 훨씬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은 동성 부부에게 완전한 친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정파와 교회 관계자는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 요직을 두루 지낸 안도니스 사마라스 전 그리스 총리는 "동성결혼은 인권이 아니다. 이같이 위험한 법이 도입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극우성향의 아실리스 스팅가스 그리스 스파르타당 대표는 "개혁안은 지옥으로 향하는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그리스 정교회 주교는 법안에 찬성한 의원을 파문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리스는 지난 2015년부터 '시민 결합' 제도를 통해 이성·동성을 포함한 모든 동반자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모든 동반자 관계에 자녀 친권·부부 동반 입양 등을 동등하게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개혁안에서는 동성 커플이 결혼한 뒤에 새로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두는 행위는 금지된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제 1야당 좌파당인 시리자 등 3당은 이 지점에서 신민당과 뜻이 다르다. 이들은 동성 커플이 결혼한 뒤에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는 방안 역시 법적으로 보장하자는 입장이다. LGBTQ+는 이 법안은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고 의회 토론 진행 중 동성애에 대한 혐오발언이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번 의회 결정으로 그리스는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세계 최초의 정교회 국가가 됐다. 이번 결정으로 그리스는 세계적으로 37번째, 유럽에서 21번째,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16번째로 동성결혼 법제화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스 인구 약 1100만 명 중 80~90%가 그리스 정교회 신자다. 때문에 그리스는 유럽에서도 매우 보수적인 국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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